인공지능 노출 정도가 큰 상위 20개 직업군 중 14개가 교사 직군이었다. 픽사베이
인공지능 시대를 사는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궁금 또는 불안해 하는 질문 가운데 하나다. 최근엔 지피티3라는 대규모 언어모델에 기반한 챗봇 ‘챗지피티’가 미칠 영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 뉴욕대, 프린스턴대, 펜실베이니아대 공동연구진이 챗지피티와 같은 언어모델 인공지능이 직업과 산업에 미칠 영향을 분석한 결과를 사전출판논문 공유집 ‘SSRN’(Social Science Research Network)에 발표했다.
이들 직업군이 챗지피티 같은 언어모델 인공지능에 자리를 내주는 첫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연구진은 이는 인간이 인공지능과 비교할 때, 사실에 부합하는 정보를 제공하는 데 취약하고 금융 정보를 분석하는 데 필수적인 수학에 서투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연구진은 2018년에 개발한 방법론을 사용해 분석을 진행했다. 당시 연구진이 개발한 방법은 2010~2015년 기간중 인공지능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직업을 추정하는 것이었다. 핵심은 이미지 인식, 음성 인식, 이미지 생성, 번역, 언어 모델링 등 인공지능의 10가지 영역을 미국 노동부에 등록된 800종의 직업에서 요구되는 이해력, 표현력, 추론력 등 52가지 능력 가중치와 비교해 점수를 매기는 것이었다. 이렇게 해서 나온 것이 인공지능 직업노출 점수(AIOE)다. 점수가 높을수록 자동화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걸 뜻한다.
인공지능 노출 점수가 높다고 해서 반드시 인공지능으로 대체되는 건 아니다. 픽사베이
그러나 노출 점수가 높다고 해서 반드시 인공지능으로 대체될 것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고 연구진은 지적했다. 예컨대 텔레마케터의 경우 언어모델 인공지능을 활용해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다. 고객의 말을 실시간으로 인공지능이 분석해 텔레마케터에게 적절한 대응 문구를 제공해 줄 수 있다. 물론 텔레마케터를 인공지능 챗봇으로 대체할 수도 있다. 연구진은 “인공지능의 활용이 ‘인간 보조’가 될지 또는 ‘인간 대체’가 될지는 해당 직업의 특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19세기 영국의 기계 파괴 운동으로 잘 알려진 러다이트운동도 그 본질은 기계화(자동화)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이용하는 방식이었다는 지적이 있다. 즉 러다이트 운동의 표적은 기계화를 빌미로 노동자들에게 공정한 임금을 지급하지 않는 고용주라는 것이다. 물론 새로운 형태의 인공지능은 새로운 일자리도 창출할 수 있다. 연구진은 그러나 어떤 일자리가 등장할지는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어쨌든 인공지능에 크게 노출된 직종에서는 앞으로 업무 성격이 바뀔 가능성이 크다고 연구진은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