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스코틀랜드국민당(SNP) 대표를 놓고 경쟁 중인 훔자 유사프(왼쪽), 케이트 폽스(가운데), 애쉬 레건(오른쪽) 후보가 토론에 참여하기 위해 글래스고에 위치한 스트래스클라이드 대학에 모여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8년 간 스코틀랜드 자치정부를 이끌다 돌연 사임 의사를 밝힌 니콜라 스터전 행정수반의 후임이 27일 선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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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 등은 이날 스코틀랜드국민당(SNP) 대표 선거가 치러져 결과가 나오게 된다고 전했다. 이번 당 대표 선거엔 훔자 유사프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보건부 장관, 케이트 폽스 재무부 장관, 애쉬 레건 스코틀랜드 의회 의원 등이 도전장을 냈다. 스코틀랜드국민당은 12일 애버딘에서 당 대회를 열어 이들의 정견을 들었다.
유사프 후보는 스터전 행정수반의 측근으로 교통부 장관, 법무부 장관 등을 거쳤으며, 팬데믹 시기 코로나19 방역을 책임진 인물이다. 폽스 후보는 32살의 신예 정치인으로, 스코틀랜드 내각이 적극 추진해온 성소수자의 법적 성별 정정 간소화 법안인 ‘성인식법’을 반대하고 있다. 레건 후보도 이 법에 반대해 스터전 내각을 떠난 바 있다. 스코틀랜드국민당 의원들은 이날 낮까지 투표를 마치고 일단 새 당 대표를 뽑게 된다. 이렇게 뽑힌 인사는 스코틀랜드 의회의 승인을 받아 앞으로 스터전 행정수반의 뒤를 이어 스코틀랜드 자치정부를 이끌게 된다.
이에 앞선 지난달 15일 2014년부터 여성으로선 처음으로 스코틀랜드 자치정부를 이끌어온 스터전 행정수반은 기자회견을 열어 돌연 행정수반과 당 대표직에서 모두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취임 후 스코틀랜드의 독립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해 왔지만, 지난달 11월 영국 대법원은 주민투표를 하려면 영국 의회의 승인이 있어야 한다는 결론을 내놨다. 독립의 가망이 사실상 크게 줄어들자 직을 내려 놓은 모양새다. 스코틀랜드 의회 제1당인 스코틀랜드국민당은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주장하는 중도 좌파 정당으로, 영국 의회에선 여당인 보수당과 제1 야당인 노동당 다음으로 많은 의석을 확보하고 있다. 스터전 행정수반은 이후에도 정계 은퇴는 하지 않는다. 스터전 수반은 지난 23일 스코틀랜 의회에서 마지막 질의응답을 받은 뒤 수반으로서의 일정을 마감했다.
스터전 행정수반이 사임 의사를 밝힌 뒤 스코틀랜드국민당은 큰 혼란과 내분에 직면한 상태다. 또 분리 독립을 위한 동력도 힘을 잃은 상태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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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전했다. 이 당에 속한 한 의원은 “정당 내분으로 독립이 10년 후로 늦춰졌으며 독립에 유리한 정치적 환경도 날려버렸다”고 말했다. 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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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따르면, 올해 2월15일 기준 스코틀랜드국민당의 등록 당원은 7만2186명으로, 2021년 10만3884명에서 30% 가까이 감소했다.
그에 따라 이날 뽑히는 후임 행정수반은 ‘독립 찬성파’와 ‘영국 잔류파’ 사이에서 지도력을 발휘해야 하는 난제를 안게 된다. 또 영국 정부와 갈등을 빚어온 ‘성인식법’을 어떻게 처리할지도 주요 현안이다. 지난해 12월 스코틀랜드 의회에서 통과된 ‘성 인식 법’에 대해 영국 정부는 1999년 스코틀랜드 의회 출범 이후 처음으로 거부권 행사를 예고한 상태다.